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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진정한 위기는 민주화로 인한 베이징과의 갈등이 아니라 인근 선전의 급속한 발전으로 홍콩이 경쟁력을 잃고 있는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4일 보도했다. 예전에는 홍콩과 선전 사이에 25마일에 이르는 철조망이 있었다. 중국인들이 홍콩에 밀입국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이제는 더 이상 이 같은 철조망이 필요 없다. 홍콩으로 가려는 사람들보다 선전으로 오려는 사람이 더 많기 때문이다. 홍콩이 중국에 반환될 당시 홍콩이 전체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에 달했다.

 

 

반환 20년 후 홍콩이 중국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에 불과하다. 예전에 홍콩은 가장 중요한 도시였지만 지금은 주요 도시 중 하나일 뿐이다. 반환 전 홍콩은 중국 최대의 항구였다. 그러나 지금은 물동량이 상하이는 물론 선전에도 밀리고 있다. 이뿐 아니라 선전증시의 수익률이 홍콩보다 더 좋으며, 정보통신(IT) 신생기업의 생태계도 훨씬 좋다. 전체 경제규모면에서 선전이 홍콩을 앞지를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홍콩은 경쟁력을 잃고 있지만 선전은 급속히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선전은 이미 세계 IT 하드웨어 산업의 수도가 됐다. 이로 인해 중국인은 물론 외국인 고급인력을 스펀지처럼 흡수하고 있다. 예전 선전이 제조업의 메카였을 때는 홍콩의 도움이 절실했다. 홍콩의 자본과 기술력이 선전에 절실했다. 선전이 발전을 시작했을 때 홍콩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었다. 홍콩의 투자자들이 선전으로 몰려가 기술과 국제적 네트워크를 물려주었다.


그러나 선전이 IT 하드웨어 산업의 메카가 된 것은 홍콩의 도움 없이 선전 스스로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선전은 중국 기술기업의 거두인 화웨이나 텐센트 등의 본사가 입주함으로써 글로벌 IT 하드웨어 산업의 심장이 되었다. 홍콩이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동안 선전은 끊없는 혁신을 통해 오늘의 발전을 이뤘다. 최근 홍콩은 반환 20주년을 맞아 민주화 시위를 벌였다. 더 나아가 독립요구까지 하고 있다. 홍콩이 베이징의 통치를 거부할 경우, 베이징은 직접 개입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베이징은 중국에 비판적인 책을 출판한 홍콩 출판사의 사장을 구속하는 등 홍콩 문제에 직접 간여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이 홍콩 반환 20주년 기념식에서 홍콩의 민주화 운동이 '금지선(red line)'을 넘었다고 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시주석은 말을 듣지 않는 홍콩 대신 다른 도시를 개혁개방의 견인차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다. 홍콩은 주요 도시 중 하나일 뿐이기 때문이다. 홍콩과 선전 사이에 설치된 철조망은 이제 '죽의 장막'(bamboo curtain, 중국을 상징한다)으로 대체되고 있다고 WSJ은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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